고깔제비꽃, 곰취, 광대수염, 괭이눈 어원
고깔제비꽃
고깔제비꽃은 고깔+제비꽃 형태로 이루어진 이름이다. 고깔은 본래 머리에 쓰는 뾰족한 갓이란 말로 갓의 옛날 말인 곳갈이 변한 것이다. 곳갈에서 곳은 송곳의 곳과 같은 말로 뾰족한 것을 의미하며 갈은 칼의 옛날말 갈과 같은 뜻의 말이었다. 결국 고깔은 뾰족한 것을 의미하는데 오늘날에는 농약무를 추는 사람들의 머리에 쓰는 물건을 말한다. 한편 제비꽃은 이 식물이 제비꽃 종류임을 나타낸다. 그렇게 볼 때 고깔제비꽃은 제비꽃 종류로 꽃이 필 때 잎의 기부 양측이 안쪽으로 말려서 고깔처럼 되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다른 이름에는 고깔오랑캐가 있다.
곰취
곰취는 곰이 뜯어먹는 나물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둥글넓적한 잎이 곰발자국 같은 나물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두 가지 설 모두 접미어 취로 인하여 나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접두어 곰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과연 어떤 뜻에서 곰을 접두어로 사용했을까? <물명고>에는 곰취뿐만 아니라 나무딸기(복분자)도 곰딸기로 표기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나무딸기는 그 열매가 예쁘고 곰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점에서 곰딸기는 곰이 좋아하는 딸기라는 뜻에서, 곰취는 곰이 뜯어먹는 나물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이름에는 큰곰취, 왕곰취가 있다. 한편, 곰이란 말의 처음 형태는 거머(검)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검은색의 동물이라는 뜻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 거머(검)가 고모→곰으로 변해 오늘날 곰으로 불리고 있다. 따라서 식물 이름에 접두어로 사용되고 있는 곰은 대개 검다는 뜻으로 쓰인 예가 많다. 가령 곰솥도 검은 소나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곰취의 접두어 곰도 검다는 뜻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
광대수염
광대수염은 꽃이 피는 잎자루와 줄기의 겨드랑이 사이에 긴 수염 같은 돌기가 나는데 이것을 광대수염에 비유한 데서 유래된 이름일 것이다. 광대는 인형국, 가면극 같은 연극이나 줄타기, 땅재주 같은 곡예를 놀리던 사람, 판소리를 업으로 삼던 사람 또는 배우를 얕잡아 일컫는 말이다. 또 연극을 하거나 춤을 추려고 얼굴에 물감을 칠하던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친근감이 드는 존재인 동시에 신분상으로는 다소 낮은 존재이다. 때문에 쉽게 부를 수 있어야 하는 식물이름에 자주 차용되어 왔다. 다만 식물이 이름에서 광대는 특별한 뜻을 지니지 않는 경우와 얼굴에 물감을 칠한 광대처럼 알록달록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광대수염에서의 광대도 이 식물의 특징과는 큰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 다른 이름에는 산광대, 꽃수염풀(북한)이 있다.
괭이눈
괭이눈은 잎들이 뭉쳐 나 있는 가운데 노란 꽃이 매우 밝게 눈에 띄므로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괭이(고양이)의 눈과 비슷한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특히 열매가 익을 무렵이면 그 모양이 고양이가 햇볕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괭이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북한에서는 괭이눈풀이라 하며, 일본 이름도 괭이눈풀이다.